1948년생 전명출과 함께 하는 한국현대사
1948년생 전명출과 함께 하는 한국현대사
  • 이경현 기자
  • 승인 2023.04.15 1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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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립극단 ‘흙수저 전명출' 25일~30일 문화예술회관서 공연
새마을운동 10.26 아파트 및 주식투기 등 현대사 질곡 보여줘
한국 현대사를 생생히 보여줄 흙수저 전명출 공연.
한국 현대사를 생생히 보여줄 흙수저 전명출 공연.

 인천광역시(시장 유정복)는 오는 25일부터 30일까지 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인천시립극단의 2023년 첫 정기 공연으로 백하룡 작가, 박정석 연출의 ‘전명출 평전’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평전’이란 개인의 일생에 대해 평론을 곁들여 적은 전기를 일컫는 말로 연극 <전명출 평전>은 말 그대로 전명출이라는 한 인물의 인생에 대해 선보이는 작품이다.

전명출은 평범한 소시민이지만 대한민국의 현대사와 맞닿아 있는 변화무쌍한 삶을 살아간다. 새마을 운동이 한참이던 1970년대에는 농촌의 영농후계자로, 건설 붐이 불던 80년대에는 울산 방어진의 기적을 일으킨 아파트 건설 현장의 노동자와 하청기업 사장으로, 90년대에는 땅 투기 및 주식 투자자로, 2000년대에는 4대강 사업을 통해 이익을 보려는 전문 사기꾼으로 살아가다 소 우사에서 떨어져 사고로 죽게 되는 인물로 묘사된다.

전명출은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었던 1948년생으로 그의 시대별로 변모하는 삶 자체가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상징한다. 1979년 ‘10·26사건’, 1980년대 울산 현대를 배경으로 한 ‘아파트 건설 신화’, 1990년대 ‘삼당 합당’과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주식 사기’와 ‘IMF사태’, 2009년도의 ‘4대강 개발 사업’ 등이 전명출의 인생과 궤를 같이하며 등장한다.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되었던 대한민국이 한강의 기적이라 일컬어지는 눈부신 성장과 발전 과정에서 영광의 빛 이면에 만들어진 어두운 그림자가 한 인물을 중심으로 그려진다.

순수했던 시골 젊은이인 전명출이 시대변화에 따라 점점 금수로 변해가고 그 과 정을 지켜보며 전명출을 살려보고자 하였던 그의 아내 이순님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살아냈던 순수했던 시절의 정감과 감수성을 관객에게 전해주고자 한다.

이 연극의 작가인 극작가 백하룡은 2004년 서울연극제 희곡상 수상으로 대학로에서 주목을 받은 후 세계와 개인의 문제에 천착하는 작품을 발표해왔으며 현재 역사의 재해석과 고전의 동시대성을 고찰하는 작가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대표작으로 <파행>, <고제>, <남산에서 길을 잃다>, <전명출 평전>, <한중록>, <이날 이때 이즈음에>, <매혹>, <팔베개의 노래>, <이상한 동양화> 등이 있다.

백하룡 작가는 “그가 살아온 날들에 만났던 여러 인물들을 합쳐 하나의 인물을 창조했다”고 말하며, “그 사내를 통해 80년대, 90년대, 2000년대 십 년 단위로 이야기를 만들고 또 세 번의 매달림! 저 자신이 죽을 줄 뻔히 알면서도 결코 놓을 수 없는 욕망의 매달림을 만들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연출을 맡은 박정석은 극단 바람풀 대표로 혜화동 1번지 4기 동인. 고마나루 국제 연극제 예술감독 등을 역임했으, 작품으로는 <최후만찬>, <빌미>, <부러진 날개로 날다>, <저승>, <남도>, <씨름>, <로베르토 쥬코>, <늑대는 눈알부터 자란다> 외 50여 편의 작품을 연출했다. 2016년 <파국>으로 제1회 대한민국연극제 서울대회 대상을, <최후만찬>으로 2020 서울연극인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박정석 연출가는 “현대사의 어둡고 아픈 시절이 배경임에도 불구하고 관객을 웃게 만드는 ‘전명출평전’을 통해 코로나19로 멀어진 관객과 연극과의 거리가 가까워지길 바랍니다”라고 연출의 글에서 밝혔다.

2023년의 봄을 맞이해서 인천시립극단에서 준비한 이번 연극은 관객들에게 보여줄 절박하면서도 따뜻한 추억을 웃음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섬세하게 준비하고 있다.

문의) 인천시립극단 032-420-2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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