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대 국회의원 300명을 뽑은 4.13총선은 정치 변화를 바라는 국민의 간절함을 보여줬다. 기득권에 안주하는 여야에 실망을 넘어 환멸을 느낀 나머지 제3당을 출현시켰다. 50대~60대가 투표장에 나가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왔다. 과연 대한민국 정치는 바뀔까. 선거로 표심을 나타낸 중장년 3인을 만나봤다.
◇“인물보고 투표” 새누리 택한 인천 50대
인천 송도에 사는 차형수(53세)씨는 새누리당 후보를 선택했다. 여야를 번갈아 가며 지지했다는 그는 이번에는 모든 당이 싫어 당보다도 후보의 됨됨이를 보고 투표하기로 마음먹었다. 차씨가 사는 송도에는 3당 처음 출마한 후보들이었다. 차씨는 새누리당 후보가 가장 부지런했다고 했다. 더민주와 국민의당 후보는 실제로 얼굴을 한번도 보지 못했다고 했다.
“통상 후보들은 공천을 받은 후부터 본격적으로 지역에 나타나는 데 이 후보는 지난해 12월부터 동네에 모습을 보였습니다. 신호등이 바뀌면 횡단보도를 부지런히 오가며 고개를 90도로 숙였습니다. 여러 차례 선거를 치렀지만 그처럼 부지런한 후보는 처음이었습니다”
차씨는 이번에 새누리가 참패했지만 대한민국을 이끌고 특히 북한과 대치상황에서 안보측면에서 더민주보다 새누리에 훨씬 믿음이 간다면서 새누리당이 여전히 사태의 심각함을 깨닫지 못하는 것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대통령 독선에 질려” 더민주 택한 평택 60대
경기 평택에 사는 정일영(64)씨는 더민주 후보에 투표했다. 투표전날까지 기권하려고 했다가 마음을 바꿨다고 했다.
“정말 박대통령의 고집과 독선은 대단하네요. 박대통령이 국회를 확 바꿔야 한다고 여러번 말했어요. 그러나 대통령이 국회를 바꿀 수 있는 건 아니죠. 공교롭게 박대통령 덕분에 국민들이 새누리당 국회의원을 많이 교체시켰네요”
정씨는 더민주와 국민의당 사이에 고민했지만 더민주에 표를 몰아줘야 될 것 같아 억지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새누리와 박대통령을 보면서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국민이 대통령이 잘못했다고 표시를 했는데도 아무말도 안하잖아요. 준비된 대통령이라고 했는 데 뭘 준비해 왔는 지 모르겠네요. 왕조시대로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정씨는 이제 국민들도 바보가 아니라며 행동을 보이지 않고 말로만 국민을 가르치려는 정치인들은 철퇴를 맞을 것이라고 했다.
◇“변화 절실” 국민의당 선택한 서울 50대
서울 은평에 사는 김호진(59)씨는 이번 만큼 선거가 절실하게 느껴진적이 없었다고 했다. 새누리와 더민주의 후안무치한 행태를 보면서 이들에게 정말로 국민은 안중에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해도 정도껏 해야지요. 새누리와 더민주는 아무리 그들이 잘못을 해도 둘중에 하나는 찍을 거라는 아주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어요. 이번엔 진짜 바꿔야 한다고 후보도 3번, 정당도 3번을 찍었습니다”
그는 이제 차악을 뽑으라고 강요하는 선거는 없어져야 한다며 선거용지에 기권란을 만들어 기권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안철수 대표가 진짜 정치력 시험대에 올랐다며 국민과 함께 자신만의 길을 가고자 하면 유력한 대권 후보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들이 체감할 정도의 변화 물결을 이끌어내지 못하면 국민들이 등을 돌릴 것이라며 더민주에서 온 거물들과의 역학관계도 변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