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가 ‘보수의 성지’ 인 이유는?
강화도가 ‘보수의 성지’ 인 이유는?
  • 최용희 기자
  • 승인 2024.05.08 1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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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화에 북한 접경지역의 특성 반영
외지인과 거리두는 섬 배타성도 한몫

 

강화군청 전경.

 ‘복수혈전’ 같았던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얼마전 끝났다. ‘보수의 성지’인 강화는 지난번 표심과 다르지 않게 국민의힘 배준영 후보를 또 다시 선택해 당선시켰다. 전국 선거에서 민주당 압승과는 다른 표심을 보여준 것이다.
 선거에서 배후보는 7만8408표(54.99%)를 얻어 6만2582표(43.89%)를 얻은 더불어민주당 조택상 후보를 1만6000여표차로 제쳤다. 강화군은 배후보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보냈다. 강화에서 배후보는 2만7511표(63.25%), 조후보는 1만5548표(35.74%)를 얻었다. 강화에서 배후보가 무려 1만2000여표를 더 얻었다. 강화 주민은 강화읍을 포함한 13개 읍면에서 모두 배후보에게 더 많은 표를 줬다.
 강화군은 오랫동안 보수 진영에게 절대적인 표를 몰아줬다. 지난 2022년 강화군수를 선출하는 지방선거에서도 국민의힘 유천호 후보가 1만7887표(47.33%)를 획득해 더불어민주당의 한연희 후보의 1만3379표(35.35%)보다 4500여표를 더 얻어 강화군수가 됐다. 2022년 3월에 치러진 20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2만9267표(60.96%)를 획득해 1만7036표(35.48%)를 얻은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를 제쳤다. 

왜 강화군은 오랫동안 ‘보수의 성지’라 불리며 보수 후보들에게 표를 몰아주는 것일까. 나름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크게 세 가지로 추리해볼 수 있다. 우선 강화군의 초고령화다. 강화군 통계에 따르면 2023년 9월 현재 강화인구는 6만9162명으로 조사됐다. 이중 20세부터 39세는 7269명으로 전체 인구의 14%에 불과하다. 40세 이상은 5만3000여명으로 무려 75%가 넘는다. 65세 이상만도 2만5345명으로 37%에 이른다. 한 마디로 젊은 층의 표심이 힘을 발휘할 연령 구조가 아니다. 주민들이 한곳에 머물며 오래 살다보니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표심도 달라지지 않는다.

둘째는 북한과 접경지인 지정학적 특성이다. 강화도 북쪽은 바로 북한이다. 육안으로도 매일 볼 수 있다. 민족의 아픔인 6.25 난리로 인해 북에서 남으로 넘어온 실향민도 적지않다. 북한이 긴장을 조성하면 접경지인 강화군도 초긴장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같은 심리적 긴장이 강화군민들에게 보수를 선택하게 만든다. 요즘같은 남북의 강대강 대치는 보수성을 더욱 강화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하다.

셋째는 배타성이다. 강화도는 강화대교와 초지대교 연결로 맘만 먹으면 바로 오갈수 있어 단순 지리상으로는 섬이라고 볼수 없다. 그 옛날 날짜를 미리 살펴야 하고 뱃시간에 맞춰야 하는 불편함을 요구하는 외딴 섬이 아니다. 과거보다는 육지인과의 교류도 많아졌고 강화군민도 수시로 육지를 오간다. 그러나 섬은 섬이다. 여행객은 많지만 강화도에 살려는 외지인의 유입이 쉽지 않다. 설사 외지인이 들어와서 살려해도 강화도만의 텃세를 이겨내기가 만만치 않다. 인구 변화와 이동이 많아야 하나 강화도는 그렇지 않다. 따라서 주민들의 한번 정해진 표심은 특별한 일이 없는한 선거에 그대로 반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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