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들이 좋아하는 가곡 '가고파' 수난
중장년들이 좋아하는 가곡 '가고파' 수난
  • 시니어오늘
  • 승인 2024.07.19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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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작사가 이은상 행적 비난하며 축제 명칭 삭제 요구
시민들 "국민들이 좋아하는 노래까지 매도해야 하나"

 

마산에 있는 가고파 노래비.

중장년들이 가장 좋아하는 가곡 중의 하나가 바로 '가고파'이다. 다음은 '가고파' 가사이다.

내 고향 남쪽바다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
꿈엔들 잊으리요 그 잔잔한 고향 바다
지금도 그 물새들 날으리 가고파라 가고파
어릴 제 같이 놀던 그 동무들 그리워라
어디 간들 잊으리요 그 뛰놀던 고향동무
오늘은 다 무얼 하는고 보고파라 보고파
그 물새 그 동무들 고향에 다 있는데
나는 왜 어이타가 떠나 살게 되었는고
온갖 것 다 뿌리치고 돌아갈까
돌아가 가서 한데 어울려 옛날같이 살고지라
내 마음 색동옷 입혀 웃고 웃고 지내고저
그 날 그 눈물 없던 때를 찾아가자 찾아가
물 나면 모래판에서 가재 거이랑 달음질하고
물 들면 뱃장에 누워 별 헤다 잠들었지
세상 일 모르던 날이 그리워라 그리워
여기 물어 보고 저기 가 알아 보나
내 몫의 즐거움은 아무 데도 없는 것을 두고 온
내 보금자리에 가 안기자 가 안겨
처자들 어미 되고 동자들 아비 된 사이
인생의 가는 길이 나뉘어 이렇구나
잃어진 내 기쁨이 길이 아까워라 아까워
일하여 시름 없고 단잠 들어 죄 없는 몸이
그 바다 물소리를 밤낮에 듣는구나
벗들아 너희는 복된 자다 부러워라 부러워
옛 동무 노 젓는 배에 얻어 올라 치를 잡고
한 바다 물을 따라 나명들명 살까이나
맞잡고 그물 던지며 노래하자 노래해
거기 아침은 오고 또 거기 석양은 져도
찬 얼음 센 바람은 들지 못하는 그 나라로
돌아가 알몸으로 살꺼나 깨끗이도 깨끗이

 

이은상

 가사를 읽어보고 흥얼거리기만 해도 마음이 짠하다. 그런데 이 '가고파'가 수난을 겪고 있다. 가고파를 쓴 노산 이은상의 고향인 경남 창원에서는  매년 가고파 축제가 열린다. 그러나 시민단체가 이은상의 친독재 행적을 비판하며 축제에서 가고파란 명칭 삭제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얼마전 열린 올해 행사도 시끄럽게 진행됐다. 과연 중장년을 비롯한 대한민국 국민들이 좋아하는 가고파를 어찌 해야 하나. 작사가의 행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노래까지 버려야 하나.

노산(鷺山) 이은상(李殷相) 시조 '가고파'는 1932년 1월 8일자 『동아일보』에 발표되었다. 이은상은 1923년 창원을 떠나 일본 유학을 다녀온 뒤, 계속 서울에서 생활한 까닭에 고향을 떠난 지 10년이 되던 시점에 이 시를 지었다. 모두 10수로 되어 있는데, 제목 아래에 ‘내 마음 가 있는 그 벗에게’라는 부제가 붙어 있듯이, 어릴 적 함께 놀던 고향의 벗을 통해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고 있다. 1933년 작곡가 김동진이 이 시조에 곡을 붙여 노래로 불리면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국민 애창곡이자 창원을 상징하는 노래인 ‘가고파’는 창원의 아름다운 바다를 노래한 작품이다. 오늘날 창원을 ‘가고파의 고장’이라고 말하는 것도 여기에서 비롯되었듯이, 가고파 노래비는 창원의 이미지를 널리 알려주는 기념물이이다.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회원구 산호공원에는 가고파 노래비가 있다. 가고파 노래비는 이은상의 삶과 업적을 기리고, 그의 대표작인 ‘가고파’를 통해 창원의 상징성을 드러내기 위해 세워졌다. 가고파 노래비에는 이은상의 깨끗한 뜻과 노래가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길이 갈 것이라고 적었다. 1970년 10월 24일 경남 매일 신문사[현 경남신문]와 가고파 노래비 건립 위원회가 이 비를 건립했고 박종규가 증여하였다. 비문는 김용호, 글씨는 김용빈이 적었다 비의 크기는 높이 1m 60cm, 너비 1m 80cm이다. /기사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향토문화전자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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