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 알아주는 건 너뿐”… 반려식물 시대 열리다
“내 맘 알아주는 건 너뿐”… 반려식물 시대 열리다
  • 김현정 기자
  • 승인 2016.05.09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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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센터서 식물 나눠주기도…"키우기 쉬워 외로움 더는 데 도움"

 

반려식물이 노년 동반자로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터미널 꽃매장.

  서울 은평구에 사는 김은숙(52)씨는 아침에 일어나면 베란다에 있는 온갖 식물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김씨의 베란다에는 50여개의 화분이 놓여있다. 화분에 있는 식물에 물을 주면서 “어제 잘잤니” “오늘 컨디션이 어땠니” 등의 대화를 주고 받는다. 본격적으로 식물을 키우고 그들과 대화를 한 지 3년정도 됐다고 했다. 김씨는 “남편도 내 마음을 몰라줄 때 식물하고 이야기를 나누면 속이 풀린다”고 했다. 식물도 생물이어서 자신을 좋아하는 줄 안다고 했다.
  개와 고양이를 키우는 반려동물 시대를 넘어 반려식물 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서울 동작구 사당1동주민센터는 지난해 혼자사는 노인 160여명에게 반려식물을 나눠줬다. 동주민센터 관계자는 “식물을 나눠주서 고맙다”며 “잘 키워놨으니 와서 보라는 연락이 종종 온다”고 말했다. 그는 “혼자사시는 노인들에게 식물은 좋은 친구가 되는 것같다”고 했다.
  온라인 쇼핑몰에 아기자기한 식물을 판매하는 코너가 늘고 있다. 쇼핑몰 11번가는 선인장 화분을 팔고 있다. 1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가 증가했다고 한다. 1인가구가 늘어나면서 젊은이들도 꽃이나 작은 식물을 찾고 있다. 20대의 한 직장인은 “커피잔이나 오래된 신발을 화분으로 이용해 식물을 기르고 있다”며 “꽃이라도 필때면 내 마음이 꽃처럼 화사해진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터미널 인근의 화원 주인은 “젊은이들이 퇴근하면서 미니 화분을 찾는 경우가 2~3년전보다 크게 늘었다”면서 “주말에서는 300명 넘게 찾아온다”고 했다.
 사회전문가들은 1인가구 시대가 되면서 반려동물은 손이 많이 가지만 반려식물은 기르기가 쉬워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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