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넘은 칠곡 할매들의 이쁜 시, 중학 교과서에 실린다
80넘은 칠곡 할매들의 이쁜 시, 중학 교과서에 실린다
  • 이성희
  • 승인 2024.11.28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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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무이, 이뿌고 귀하다 등 삶의 진한 감동 가득
경북 칠곡군 이원순 할머니가 칠곡 군수와 함께 . 출처 칠곡군

 

어무이(지은이 이원순 할머니)

80이 너머도/어무이가 조타
나이가 드러도/어무이가
보고시따

어무이 카고 부르마
아이고 오이야 오이야
이래방가따

위 시는 경복 칠곡군의 이원순 할머니가 쓴 '어무이(어머니)'시의 일부다. 이처럼 나이 80이 넘은 칠곡군 할머니들이 쓴 시가 내년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린다.
 경북 칠곡군은 "고인이 된 강금연·김두선 할머니와 박월선(96)·이원순(87) 할머니가 쓴 시4편이 내년 천재교과서 중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에 실린다"고 밝혔다. 교과서에는 고 강금연 할머니의 '처음 손잡던 날', 고 김두선 할머니의 '도래꽃 마당'. 이원순 활머니의 '어무이' 박월선 할머니의 '이뿌고 귀하다' 시 4편과 할머니들이 직접 그린 그림과 함께 실린다. 다음은 교과서에 수록되는 박월선 할머니 시다.

이쁘고 귀하다(지은이 박월선)

우리 손녀 다 줃3이다
할매 건강하게 약 잘 챙겨드세요
맨날 나에게 신경쓴다
노다지 따라 댕기면서 신경쓴다
이뿌고 귀하다

 

이 들 할머니들은 일제강점기에 태어나거나 6·25를 겪으며 가난과 여자라는 이유로 학교에 다니지 못하다가 2015년 칠곡군이 운영하는 배움 학교에서 한글을 배운 뒤 자신들만의 시를 쏟아냈다. 할머니들은 뒤늦게 한글을 배운 뒤 대통령 연하장 글꼴을 만들어 대통령에게 보내고  래퍼로도 활동해 이미 여러 차례 언론을 통해 알려진 유명 인사들이다 .

이원순 할머니는 "교과서 수록을 누구보다 기뻐할 언니들이 고인이 되거나 거동이 불편해 안타깝다"며 "어린 학생들이 할머니들 시를 읽으면서 부모에게 효도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재욱 군수는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칠곡할매들은 시를 남긴다"며 "어르신들의 열정을 알리고 초고령화 시대 주류 문화의 하나로 자리매김할 실버 문화를 선도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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