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생활이 너무 길어… 각자 살고 필요할때 봅시다”
“결혼생활이 너무 길어… 각자 살고 필요할때 봅시다”
  • 이두 기자
  • 승인 2016.05.17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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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적인 제2의 삶 늘어나… 일본에선 ‘결혼 졸업’ 풍속 확산

 

각자 생활하며 필요한 때 만나는 노년 부부가 늘어나고 있다. 공연을 즐기고 있는 중장년들.

고령화 시대로 결혼 생활이 한없이 길어지고 있다. 한편으로 지겹기도 하고 권태롭기까지 하다. 그렇다고 이혼하고 혼자 살아가기에는 외롭고 불편하다. 이에 대한 방안으로 이혼을 하지 않으면서 각자 제2의 삶을 모색하는 부부가 늘어나고 있다. 따로 떨어져 살면서 각자가 좋아하는 것을 하자는 주의다. 필요할 때 만나서 잠시 동거하다 다시 또 자신만의 일이나 취미 생활을 하는 것이다.
​  서울에 살던 박인철(71)씨는 10년전 퇴직하자마자 바로 강원도 영월로 혼자와 생활하고 있다. 시골에 가기 싫어하는 아내는 서울에 그냥 남았다. 귀농직후에는 영월 산등성이에서 닭과 개를 기르고 배추, 시금치 등을 키웠다. 갈수록 체력이 달려 지금은 밭일만 조금씩 한다. 박씨는 조카가 결혼하거나 친척이 세상을 떠나는 등 경조사가 있을 때만 서울에 올라온다. 아내와도 일년에 서너차례 만날 뿐이다.
​  인천에 사는 김철영(62)씨는 최근 강화로 거주지를 옮기기로 하고 아내를 설득 중이다. 아내가 계속 도회지 생활을 고집하면 혼자라도 강화도에서 생활할 계획이다. 김씨는 요즘 거의 매일 강화에서 살 집을 찾고 있다. 어렸을 적 시골에서 자랐기에 시골 생활은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자세다. 아내는 시내에서 악세사리 전문점을 계속 하겠다는 입장이다.
​  고령화사회를 먼저 맞이한 일본도 부부가 따로 사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 언론이 보도했다. 일본은 최근 졸혼(卒婚) 풍속도가 확산되고 있다. 졸혼이란 결혼을 졸업한다는 뜻으로 부부가 떨어져 각자의 삶을 좇는 것을 말한다. 졸혼은 이혼이나 별거와는 다르다. 부부간에 불화도 없고 수시로 동거 생활도 할 수 있다. 단지 오랜 결혼생활을 벗어나자는 것뿐이다.
​  일본에선 2004년 ‘소츠콘을 권함’이란 책이 나왔다. 소츠콘이란 졸혼의 일본식 발음이다. 작가는 평생 부부관계에 얽매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지못하는 것은 불행이라고 말했다. 중년 주부들을 위한 ‘소츠콘 세미나’도 수시로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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