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장기조직기증원(원장 이삼열)은 작년 12월 15일 가천대길병원에서 반종학(57세, 1967년 12월) 님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6명의 생명을 살리고 인체 조직기증으로 백여 명의 환자의 기능적 장애 회복에 희망을 선물하였다고 밝혔다.
반 씨는 작년 12월 11일 집 계단을 오르던 중 넘어져 병원으로 긴급히 이송되었으나, 의료진의 적극적인 치료에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되었다. 이후 반 씨는 가족의 동의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 안구(양측)를 기증하였으며, 피부, 뼈, 연골, 혈관 등의 조직도 함께 기증하였다.
반 씨의 가족들은 삶의 끝에서 누군가에게 도움과 보탬이 될 수 있다면 하늘나라에서 아버지도 기뻐하실 것 같고, 지금 이 순간에도 생명나눔을 간절히 기다리는 분들에게 희망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다.
강원도 홍천에서 3남 3녀 중 셋째로 태어난 반 씨는 밝고 자상한 성격으로 누군가 어려운 사람을 보면 먼저 다가가는 정이 많은 사람이었다. 쉬는 날이면 낚시하러 다니거나 가족들에게 요리 해주는 것을 좋아하며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곤 했다. 반 씨는 젊어서 트럭 운전을 하다가 20년 넘게 목수 일을 하였다. 몸을 쓰는 어려운 일을 하기에 늘 온몸에 파스를 붙이고 다녔고, 아프고 힘들어하면서도 목수라는 일에 자긍심이 높았다. 최근 어깨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수술하면 일을 못 할 수 있다는 이야기에 수술을 포기하고 일을 선택했다.
반 씨의 딸 반혜진 씨는 “아빠, 지금 와서 생각하니 못 해주고 아쉬운 마음만 남아. 더 잘해줄 걸 하는 마음에 너무나 미안하고, 아빠가 우리 아빠여서 지금까지 이렇게 잘 커서 잘 살게 된 것 같아. 언제나 보고 싶고, 아빠 사랑하고 하늘나라에서 건강해.”라고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하늘에 편지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