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가 여의도 횡단보도에서 의원님, 의원님 부르는 데 저인줄 몰랐어요. 아직도 국회의원이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열심히 교육과 세미나, 포럼, 스터디등에 참석하고 선배 의원들로부터 초선의원의 바람직한 자세 등 조언에 귀기울이고 있습니다”
지난 4월 13일 치러진 총선에서 당선된 50대의 한 초선 국회의원을 만났다. 그는 20년넘게 당직 생활을 한 끝에 금뱃지를 달았다. 29일 배정받은 의원 사무실로 짐을 옮기고 의정활동에 들어갔다. 20대 국회일정은 5월 30일 시작됐다.
그는 당선후 지금까지 정신없이 바쁘게 보냈다고 했다. 지인들로부터 "초심을 잃지말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으며 당선후 지낸 일 중 기자 응대와 보좌진 구성이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기자들이 시도때도 없이 전화를 해 초선의원이 된 소감과 각오 등을 물어요. 아직 제대로 파악이 안된 민감한 국정현안을 물을 때는 긴장도 되면서 한편으로 지나치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는 기자들 응대법에 대해 더 연구해야 할 것같다고 말했다. 어디까지 친해지고 어디까지 거리를 둬야 할지 감이 오지 않는다고 했다. 국민의당 원내대표인 박지원 의원은 초선의원들에게 삼시세끼 기자들하고 식사를 하라고 했다.
보좌진 구성은 더욱 힘들었다고 했다. “낙선한 선후배 의원들은 물론이고 당직자와 원로, 선거를 함께 한 사람들로부터 자신의 추천자를 써달라고 부탁받을 때 정말 난감했어요. 이미 부탁을 들어주지 못한 몇 사람이 서운해하는 것같아요”
그는 20대 국회가 결코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협치를 하려는 자세를 전혀 보이지 않아 여야 충돌이 잦을 것으로 전망했다.
"‘원로 선배의원께서 지금은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지만 막상 회기가 시작되면 이 자리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24시간 노출된다. 자유를 잃어버림은 물론이고 시간도 잃고, 가족과 친구조차 잃게 된다. 소신을 갖고 각오 단단히 해라’고 초선들에게 말했습니다”. 그는 하루하루가 지나면서 선배의 이 말이 조금씩 마음에 와닿는다고 했다.
“날로 중요해가는 환경분야에서 일해보고 싶어 열공 중입니다. 보좌관들과 함께 열심히 환경 관련자료를 모으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24시간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으로 의정활동을 펼치겠습니다.”
당선된 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축하화환이 집으로 배달됐다며 아파트 경비아저씨와 주민들이 보낸 축하와 격려를 잊지 않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