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랫동안 친구였으며 위세가 영원할 것 같았던 신문이 곁에서 찾아보기 쉽지 않게 됐다. 신문을 보는 사람이 크게 줄어들었다. 신문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 연속물로 싣는다.
5070세대는 활자에 익숙하다. 어려서부터 신문을 접했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어린이신문을 보며 꿈을 키웠다. 만화와 위인전, 학습 프로그램, 각종 퀴즈, 글짓기 및 그림 대회 등 유익하고 재미있는 내용이 넘쳤다. 자라면서 어느 순간인지 모르게 어른 신문을 자연스럽게 들었다. 신문은 최소 30년~50년간 가까이 있으면서 인생의 동반자이자 나침반 역할을 했다. 지금도 신문을 보지 않으면 답답한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집에서는 물론이고 붐비던 전철에서 신문을 보던 풍경이 사라진지 오래다. 요즘 중장년 상당수도 뉴스와 정보, 소식을 스마트폰에서 얻는다. 지하철에서 간혹 나이든 어르신이 신문을 펼쳐들면 모두들 낯선 시선을 보낸다. 젊은이들은 신문이 옆에 있어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신문은 어느새 올드미디어의 이미지를 풍기며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산물이 되어가고 있다. 텔레비전도 예전만 못하다. 텔레비전은 오락 예능용이다.
사라지는 신문에 대해 5070세대들은 어쩔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는 입장이다. 황철균(64)씨는 “언제부턴가 신문을 보지 않게 됐다. 아침이면 스마트폰을 든다. 스마트폰으로 모든 것을 알수 있는 세상이다. 신문을 안봐도 일상생활에 크게 불편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신문을 보지않으면 친구나 직장 동료들과 대화가 안 됐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기업 홍보팀을 이끌고 있는 50대의 한 직장인은 “홍보팀이다 보니 많은 신문이 부서에 배달된다. 신문은 나 혼자만 본다. 내가 없으면 배달된 신문이 펼쳐지지 않은채 그대로 쌓여있다”고 말했다. 시청이나 구청의 공보실에도 매일 수십종의 신문이 배달된다. 대부분 손에 닿지도 않은 채 버려진다.
그러나 신문의 향수를 간직한 5070세대도 적지않다. 50년넘게 신문을 봤다는 송인호(78세)씨는 “이른 새벽부터 신문을 기다린다”며 “오전에 신문을 꼼꼼히 읽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고 했다. 그는 “10년전 내가 살고있는 연립 10가구중 세 집이 신문을 구독했는 데 지금은 나 혼자 신문을 본다”고 했다.
교장에서 퇴직한 김현철(66)씨는 “우리 세대는 신문을 읽어야 뉴스를 아는 맛이 난다”며 “뉴스를 깊게 짚어지고 분석해주는 신문을 봐야 머리 속에 오래 남는다”고 말했다.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에 주도권을 빼앗겨 신문이 고전한다는 전문가적인 분석을 하는 5070세대도 있다. 광고대행사 임원으로 근무하다 퇴직했다는 50대 후반의 한 남성은 “포털에 가며 모든 기사를 공짜로 볼수 있는데 누가 굳이 돈내고 신문을 보려 하느냐”며 “기존 방송과 신문들이 중심을 잡고 미리 준비했으면 사실확인이 제대로 안된 정보나 뉴스가 난립하는 상황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다매체와 24시간 뉴스 체제로 언론상황이 바뀜에 따라 특종이 사라진 것도 신문의 설자리가 좁아진 원인의 하나라는 분석도 있다. “과거에는 사회를 뒤흔드는 상당수 특종이 신문을 통해서 쏟아졌다. 특종과 대형사건을 담는 호외가 발행되기도 했다. 지금은 전쟁이나 지진 등 대형 뉴스조차 실시간 중계되는 상황이어서 뉴스를 기다릴 필요가 없게 됐다” 지방대 언론학과의 한 교수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