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후 시골 생활, 도시보다 스트레스 더 받아”
“은퇴후 시골 생활, 도시보다 스트레스 더 받아”
  • 김현정 기자
  • 승인 2016.07.14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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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과 여가시설 부족… 귀농인 상당수 답답함 느껴

 

귀농생활이 도시생활보다 스트레스 심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대표적 귀농마을인 전남 장성 드림빌.

경기 일산에 살던 김영철(62)씨는 지난 2012년 전남 장성으로 귀농했다. 장성군은 도시 귀농인을 받아들이기 위해 200가구가 살 수 있는 집단 전원마을인 ‘드림빌’을 꾸몄다. 드림빌은 말 그래도 꿈의 마을이었다. 가구마다 집앞에 큰 잔디뜰이 있고 현대식 하우스를 갖춘 100% 도시 귀농인을 위한 단지였다.
​  그러나 김씨는 1년만에 다시 도시로 돌아왔다. 꿈같은 생활을 기대했으나 답답해서 도저히 살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가고 싶은데 마음대로 갈 수 없고 이웃과 술마시고 대화를 하는 것도 하루이틀이지 매일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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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 드림빌 입구.

김씨 경우처럼 은퇴후 시골 생활이 도시보다 스트레스를 더 받고 질병도 많이 생긴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전국 19만 7000여명을 대상으로 ‘지역 건강 불평등과 스트레스 수준’을 조사했다. 그 결과 비도시 거주민 스트레스 수준이 도시민보다 높게 나왔다. 시골에 사는 주민의 나이가 많을수록 스트레스 지수도 올라갔다. 주된 이유는 도시에 비해 즐길 수 있는 여가시설이 부족하고, 대중교통도 부족해 맘대로 여행이나 도시로 나갈 수 없고, 건강을 수시로 체크할 수 있는 의료기관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 도시 직장인 상당수는 은퇴하면 시골에 가서 전원생활을 하는 것이 꿈이다. 실제로 귀농인구는 매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뚜렷한 목표없이 귀농했다간 더 피곤한 시골 생활이 된다며 은퇴 후 계획을 뚜렷하게 세우고 귀농해야 한다고 귀농 선배들은 말한다. 서울 광고대행사 퇴직후 2012년부터 장성에 거주하는 황일로(55)씨는 “농사를 어떻게 짓고 판매루트를 개척하고, 이웃과 교류하고, 지역 텃세를 이겨내야 하는 등 귀농인으로 정착하려면 도시 못지않게 신경쓸 일이 많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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