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호준의 ‘삶의 길목에서’-첫길 열기
송호준의 ‘삶의 길목에서’-첫길 열기
  • 송호준 기자
  • 승인 2016.07.15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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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이에게 여행은 즐거운 전율을 일으키고 어떤 이에게 여행은 차라리 공포를 느끼게 한다. 이국(異國)의 어두운 새벽에 혼자 작은 가방하나를 달랑들고 한번도 가본적이 없는 낯선 곳으로 가는 열차를 기다려본 적이 있는가? 
  표를 구하는 방법도 모른채 그냥 사전에서 겨우 찾은 이정표만을 응시한채 새벽안개만이 짙게 내려앉은 적막한 플랫폼... 아무 것도 나타나지 않아서 너무나 무료하지만 곧 어느새 모든 것이 터져버릴 것 같은 긴장감...
  갑자기 타국에 던져진 혼자의 여행길은 지나서 생각해보면 황홀경 그 자체였다. 새로운 것을 맞이한다는 것은 이런 것이리라. 인생을 다 산듯한 늙은 눈으로 보면 모든 것은 놀랄 것 없고 새로운 경험은 그 자체가 악몽이지만 젊음의 첫경험은 어떤 악몽과 악조건도 희열의 빛으로 바꿔낼 수 있는 놀라운 준비를 제공하기 마련이니...
​  생활에 조금 익숙해지기전에, 익숙해져서 모험보다는 관습에, 시도보다는 반복에, 부딪힘보다는 결합을 선호하게 되기 전에 자신을 한번도 익숙지 않은 신천지에 내몰아보라. 인생을 여는 첫길은 낯선 장소에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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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호준- 58년 개띠. 고려대 영문과 졸. 광고대행사 카피라이터, SK마케팅고문. 인터넷한겨레 기획위원 역임. 현 물고기자리(수산물유통)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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