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호준의 ‘삶의 길목에서’-반복의 힘
송호준의 ‘삶의 길목에서’-반복의 힘
  • 송호준 기자
  • 승인 2016.07.28 16: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같은 산을 백번 올라보라. 같은 시간에 같은 길로 같은 거리를 반복해보라. 백번의 횟수를 채우기 전에 어떤 깨달음이 온다. 시간은 끝없이 운행하고 있다는 것. 저 바위는 천년을 무심하다 문득 눈을 떠 마치 살아있는 생물체인듯 나를 응시하고 있다는 것. 물은 물대로 나무는 나무대로 잎사귀는 잎사귀대로 가고 사라자고 다시 되돌아 온다는 것. 스러짐은 잔인한 결말이 아니라 태어남의 새로운 관용이라는 것. 그래서 갑자기 광풍노도의 계곡은 평온으로 잦아들고 거친 바람은 솔솔 나무 사이로 내려앉아 여유로 스며든다. 각박한 삶의 호흡은 정지되어 지금의 내가 시간의 질주를 멈추고 그대로 밉지않은 흐뭇한 존재로 주변속으로 퍼져나간다. 나는 분명히 있지만 나는 그들의 일부가 되었다...늘 같으면서도 다른 것의 반복속에 힘을 얻으라.

송호준- 58년 개띠. 고려대 영문과 졸. 광고대행사 카피라이터, SK마케팅고문. 인터넷한겨레 기획위원 역임. 현 물고기자리(수산물유통) 대표.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