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호준의 ‘삶의 길목에서’-새벽2시, 젊음의 경계선
송호준의 ‘삶의 길목에서’-새벽2시, 젊음의 경계선
  • 송호준 기자
  • 승인 2016.10.18 22: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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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어갈수록 일찍 잠자리에 든다. 쉬 피곤하고 잠을 자는 것 외에 뚜렷이 할만한 일이 없기 때문이다. 새벽까지 들어오지 않는 자식을 보고 '잠도 안자고 뭐해'라고 소리치면서 고개를 젓는다. 당신의 젊은 시절을 되돌아보라. 당신도 그랬다. 자정을 넘기고 완연한 밤의 시간이 오면 오히려 눈이 크게 떠지고 심장은 박동질한다. 어디든 낯선 곳도 좋고 낯선 사람도 좋고 낯선 경험도 좋다. 다 받아들이고 즐긴다. 새벽 2시가 되면 제 멋대로의 진짜(?) 인생이 시작된다. 술도 더 맛있어지고 사람들도 다 멋져보인다. 무심하던 상대에게 흥겨운 관심이 생기고 늘 지나치던 거리의 공원도 밤하늘 아래 매순간 새로운 기억과 놀라운 낭만을 불어넣는다. 누구든 시인이 되고 가수가 되고 철학자가되고 미친 자가 된다.젊은이란 피가 주체할 수 없는 광기를 타고 흐르는 것이다. 이런 젊은 시절의 경험을 갖지 못했던 노년은 회상거리가 부족하다. 자식과 젊은 세대에 대한 공유가 부족하다. 억압하지 말라. 우리 세대가 그랬듯이 젊은 세대들에게 밤의 자유혼을 건네줘라.

 

송호준- 58년 개띠. 고려대 영문과 졸. 광고대행사 카피라이터, SK마케팅고문. 인터넷한겨레 기획위원 역임. 현 물고기자리(수산물유통)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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