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인 17년' 75세 노익장 “간병에는 요령이 절대 필요”
'간병인 17년' 75세 노익장 “간병에는 요령이 절대 필요”
  • 김현정 기자
  • 승인 2017.05.09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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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순천향병원서 활동…“몸 못가누는 환자는 바지대신 웃도리 입혀야”
75세 간병인은 환자를 휠체어에 태우는 데도 요령이 있다고 했다. 사진은 환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병원 휠체어. 간병인은 사진 촬영을 못했다.

김명자(75·가명)씨는 올해로 간병인 생활 17년째다. 최근 순천향대 부천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는 간병인을 하고 있다. 150㎝ 남짓한 자그마한 키와 체구지만 하루 24시간 밤을 새며 환자를 돌보는 김씨로부터 간병 요령에 대해 물었다.
 김씨는 힘으로만 간병을 하면 온종일 환자를 돌볼 경우 오히려 간병인이 2~3일간 자리에 드러눕게 된다고 했다.

“간병은 절대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몸을 못가누는 환자를 무조건 힘으로 들거나 옮기려고 해보세요. 잘못하면 중장년은 허리 상합니다. 최대한 환자몸을 이용하고 함께 하는 것입니다.”
 김씨는 많이 아픈 환자의 경우 거의 24시간 드러누워 있는 경우가 많다며 식사 시간이나 등을 긁기 위해 등 잠시 앉아 있을 때 바지 뒷부분을 잡아 환자를 침대 위쪽으로 끌어 올린다고 했다. 환자가 볼일을 봤을 때 기저귀 가는 요령을 말했다.
 “우선 깔개가 필수입니다. 잘못하면 배설물이 이불이나 환자 옷에 묻을 수도 있습니다. 기저귀를 갈 때도 최대한 환자 몸을 이용합니다. 환자를 한쪽으로 몸을 돌리게 하고 비닐장갑을 끼고 1회용 기저귀 부착부분을 잘 정리한 후 환자 엉덩이 밑에 기저귀를 집어넣습니다. 자연스럽게 환자 몸을 똑바로 하면 비교적 쉽게 기저귀를 채울 수 있습니다”

그는 환자가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이면 바지를 입히지 않거나 뭐하면 하체도 윗도리를 입히라고 했다. 바지를 갈아입히는 게 힘들기 때문이다.

욕창 환자가 가장 힘들다고 했다. 매일 아침 물수건으로 몸을 깨끗이 닦은 후 마데카솔을 발라준다고 했다. 김씨는 자신의 건강 비결로 낙천적인 성격과 신앙생활을 꼽았다. 젊은 시절 집에 쌀이 떨어져도 자녀들과 달리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자식들에게 웃으면서 “얘들아 오늘은 우리 라면 먹자” 하고 한끼를 때웠다고 했다. 김씨는 18세때부터 신앙생활을 했다고 했다. 고향 제주에서 서울을 올라왔는 데 서울에서는 믿을만한 사람을 한명도 못만나 자연스레 신앙에 매달렸다고 했다.

“나이 들수록 더욱 밝은 생각만 하세요. 웃어도 힘든 세상에 인상 찌푸린다고 누가 알아주나요. 자신만 힘들죠. 남편이 3년간 치매를 앓다 지난해 세상을 떴습니다. 결혼후 생활비를 안 갖다주는 남편을 잠시 원망했습니다. 안되겠다 싶어 제가 바로 직업전선에 뛰어들었죠”

그는 자신 스스로 경제력을 갖추기 위해 50여년간 사회생활을 했다고 했다. 힘들었지만 2남3녀를 키웠다고 했다. 간병인은 직장을 정년퇴직하고 나서 얻은 직업이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간병인 생활을 하겠다는 김씨. 자식들이 최근 자신의 건강을 걱정하기에 1주일이나 열흘 정도 간병인 생활을 한뒤 꼭 휴식시간을 갖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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