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 '고려의 꿈' 되살린다
인천, 강화 '고려의 꿈' 되살린다
  • 성백형 기자
  • 승인 2017.11.29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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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프로젝트 운영, 내년 고려 건국 1100년...강화는 40년간 고려 수도

 

인천시가 고려 프로젝트를 추진해 강화에 잠들어있는 고려의 숨결을 되살린다. 사진은 강화도 고려궁지.

유정복 인천시장은 최근 강화도를 방문했다. 고려궁지와 송암 박두성 생가 복원터를 방문해 ‘강도(江都)의 꿈’ 프로젝트 추진 상황을 확인했다. 유시장은 “강화는 한강 이남에서 유일하게 고려 왕도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는 곳으로 인천만이 지닌 귀중한 역사이자 문화 자산”이라고 말했다. 시는 고려 건국 1100주년 기념사업을 위해 강화 고려궁지 범위 조사를 위한 용역을 추진 중이다.

◆내년 고려건국 1100년
내년은 고려가 건국된지 1100년 되는 해이다. 918년 왕건은 폭정을 거듭하던 궁예를 내쫓고 고려를 세웠다. 강화는 1232년부터 1270년까지 고려의 수도였다. 몽골의 침략에 맞서 도읍지를 강화로 옮긴 뒤 39년이나 버텼다. 강화에는 고려 유적이 넘쳐난다.
 고려의 수도였던 강화는 전쟁을 피해 잠시 머물렀던 피난처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고려의 수도였던 개경을 모델로 건설된 고려의 정식 도읍지였다. 당시 고려 사람들은 강화를 ‘황제의 도읍’으로 인식했다. 그러나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 가운데서 강화를 한 나라의 도읍지로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1232년(고종 19년)부터 1270년(원종11년)까지 강화는 고려 도읍으로서 황도의 역할을 수행했다. 천도는 급하게 이루어졌지만, 강도(江都)는 무계획적으로 건설되지 않았다. 천도 이후 강도는 “비록 천도한 초창기이나 구정(毬庭)·궁전(宮殿)·사사(寺社)의 이름이 모두 송도(松都:개경)에 따랐고 팔관(八關)·연등(燃燈)·행향(行香)·도장(道場)이 모두 옛 방식 그대로였다.”라는 「高麗史」의 기록처럼, 고려의 수도인 개경을 모방해 만들어졌다. 즉 강화는 또 하나의 개경이 자리 잡았던 곳으로, 한 나라의 도읍이 자리했던 고도(古都)였다.

강화 고려궁지를 방문한 유정복 인천시장.

◆강화도성에 고려 숨결 가득
강화가 고도임을 알려주는 대표적인 흔적이 왕궁과 왕릉이지만, 강화엔 고려궁이 소실돼 그 터만 남은 상태다. 대신 강도(江都) 시기에 조성된 왕릉이 강화가 고려의 수도였음을 증명하고 있다. 강화는 남한에서 고양시 공양왕릉을 제외하고 개성 주변에서만 볼 수 있는 고려 왕릉을 유일하게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강화에는 고종의 홍릉, 희종의 석릉을 비롯한 4기의 왕릉과 묻힌 이를 알 수 없지만 왕릉급이 분명한 석실분도 몇 기 있다. 발굴을 통해서 강도 왕릉의 구조는 개경과 같은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질 좋은 자기와 구슬, 금동제 봉황문 장식 등 수준 높은 유물이 출토되어 강도의 위상을 보여 주고 있다.
강도가 자리했던 강화읍 일대를 에워싼 성곽, 즉 도성이 남아 있어 강도의 규모를 짐작하게 해준다. 도성은 판축으로 쌓은 토루 위에 다시 흙으로 그 위를 덮는 토성으로, 강화읍 동쪽 구간을 제외한 길이가 약11km다. 성벽이 확인되지 않은 동쪽 해안 구간까지 포함하면 강도 도성의 길이는 약 16~17km가 된다. 이는 둘레 약 18km인 조선시대 한양도성과 비슷한 규모다.

◆인천시 강도 프로젝트 본격 착수, 고려 역사 단지 조성 및 세계유산 등재 추진
인천시는 내년 고려 건국 1100년을 맞아 인천이 품은 고려 역사의 위상을 높이고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내년부터 ‘강도(江都·강화가 고려시대 수도였을 때 이름)의 꿈’ 프로젝트에 본격 착수한다. ‘강도의 꿈’ 프로젝트는 고려 궁궐 재건 활용, 고려 기록 유산 활용, 강화 역사 건조물 활용, 강화 역사 유적 가치 창조, 고려 건국 1100주년 기념사업 등 5개 분야, 20개 세부 사업으로 추진된다.
 고려궁지 범위에 대한 각종 문헌자료를 검토해 고려 개국 1100주년인 내년에 3D그래픽을 제작하고, ‘또 하나의 황도(皇都), 강화’라는 책을 출판할 계획이다. 남북이 고려시대를 공유하며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강화-개성 유물 교류전, 강화-개성 고려왕릉 사진전, 남북 학생 강화-개성 역사 탐방 교차 수학여행, 남북 역사학자 국제 학술회의 등을 마련할 예정이다.

1 고려 궁궐 재건 활용
 고려 궁궐 재건을 위해 고려 강화도성 시기 궁궐 미니어처 제작 및 전시관이 만들어진다. 고려궁지 정궁 발굴 및 재건 사업을 2035년까지 추진한다. 고려 궁궐 및 성곽에 대한 발굴·재건을 통해 고려사가 갖는 역사성을 회복하고 역사 문화유산 도시의 정체성을 확보해 정궁을 중심으로 역사 문화단지 조성의 단초를 마련할 방침이다. 이를 시작점으로 경주 보문단지처럼 고려 역사 문화단지를 오는 2045년까지 단계별로 조성할 계획이다.

2 고려 기록 유산 활용
고려 강도(江都) 시기는 팔만대장경과 상정고금예문이 제작되었던 시기다. 시는 찬란했던 고려 강도(江都)의 기록 유산을 보전하여 한국 기록 문화의 본산으로서 인천의 가치를 재조명하고자 한다. 또 조선왕조실록 정족산사고본, 외규장각 도서, 박두성 훈맹정음도 강화에서 탄생했다. 이처럼 각처에 흩어져 있는 기록 유산을 강화에 보관하기 위한 자료관을 건립·운영해 강화 기록 문화의 위대성을 알리는 기회로 삼을 계획이다.

3 강화 역사 건조물 활용
시는 오는 2020년 개관을 목표로, 프로그램 중심의 세계 최초 신개념 ‘지붕 없는 국립강화박물관’을 설립·운영할 계획이다. 또 조양방직 공장, 교동교회, 남관제묘 등 7곳의 근대 건축물을 등록문화재로 지정, 근대 문화유산 보호와 관리를 통한 인천의 가치 재창조를 정립해 나갈 방침이다. 이 외에도 시각장애인들의 세종대왕으로 불리는 송암 박두성 선생의 생가를 복원해 인천을 대표하는 역사적 인물을 기념한다.

4 강화 역사 유적 가치 창조
 시는 중요 유산에 대한 세계 유산 등재 및 건조물의 국보 지정을 추진한다. 지난 2000년 강화군 하점면 부근리 지석표 등 총 70기가 세계 유산에 등재됐다. 시는 강화산성, 강화외성, 삼랑성, 강화돈대 26개에 대한 ‘해양관방유적’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고려왕릉 4기(흥릉, 석릉, 가릉, 곤릉)도 세계 유산으로 등재시킬 계획이다. 이와 함께 강화 정수사 법당(보물 161호)과 강화 전등사 대웅전(보물 178호)의 ‘국보’ 지정을 신청한 상태다.

강화 삼별초 항쟁비.

◆고려 연구할 국립강화문화재 연구소 개소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가 옛 강화도서관에 청사를 마련하고 9월 21일 오후 2시 개소식을 가졌다. 문화재청은 국립문화재연구소의 지방연구소 중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를 여섯 번째로 운영 중이다.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수도권 내 문화재 관리와 정비는 물론 학술조사와 세계유산 등재 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 출범을 계기로 지금껏 연구가 미진했던 강화도 지역의 고려 시대 유적 연구 기틀을 마련했다.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 개소를 통해 강화 고려궁지(사적 제 13호)와 고분 등의 학술발굴조사가 탄력을 받아 인천시와 강화군이 추진하는 역사문화 복원·활용사업이 더욱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시는 내년 고려 건국 1100년을 맞아 '강도의 꿈'이란 주제의 강화지역 고려 복원 사업을 준비 중으로 연구소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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