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한 미2사단과 경기도 의정부·동두천과의 인연은 남다르다. 미2사단은 50년 넘게 경기 북부 지역에 머무르면서 대한민국 최전선 안보를 담당했다. 미2사단이 지난달 26일로 부대 창설 100주년을 맞았다. 미 2사단은 6·25 전쟁 중 처음으로 한국과 인연을 맺은 뒤 현재까지 한미 연합방위태세의 주력 부대로 활약하고 있다. 미2사단은 주한미군 병력의 40%를 차지하는 주력 부대다. 의정부와 동두천 등 경기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1만4000여명이 주둔해왔다.
6·25 전쟁 발발 직후 7월 부산을 통해 한국에 첫 발을 내딛었다. 미국 주둔 부대 중 최초로 한국에 도착한 미 2사단은 미 8군과 함께 낙동강 방어선을 처음으로 벗어났다. 이후 UN군 중 북한 평양에 최초로 입성했다. 당시 김일성 집무실에서 인공기를 갖고 오기도 했다.
6·25 전쟁 중 미 2사단의 가장 유명한 전투 중 하나는 ‘지평리 전투’다. 1951년 2월 미 2사단을 주축으로 한 유엔군 5000여 명이 중공군 3개 사단 9만여 명을 막아 전세를 역전시켰다. 그동안 중공군에 밀려 패전을 거듭했던 UN군은 지평리 전투 승리 이후 자신감을 회복해 북진을 재개할 수 있었다. 경기도 양평군 지평리에는 전투를 기념하기 위한 기념관이 있어 생생한 역사를 전해주고 있다. 지난달 16일 캠프 레드 클라우드에서는 미 2사단 창설 100주년을 맞아 지평리 동상 제막식 행사를 갖기도 했다.
1917년 프랑스 버몬트에서 창설된 미2사단은 제1·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등에 참전했다. 미태평양지구 총사령부(CINPAC) 산하에 소속돼 있다. 1953년 휴전 이후 1954년 미국 본토로 재배치됐다가, 1965년 북한군이 휴전선에 병력을 집결하고 무력시위를 하는 등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자 그해 7월 다시 한국의 휴전선 최전방에 투입되었다.
한ㆍ미 안보협력체제에 따라 북한군의 주요 예상 남침로인 임진강 북쪽ㆍ판문점 남쪽의 최북단 캠프 그리브즈를 비롯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파주, 연천, 문산, 동두천, 의정부, 포천 등 19개 기지에 분산 배치되었던 주한미군이다. 한강 이북 중서부 전선에서 주요 통로의 방어를 담당하며 지리적 위치 때문에 적의 침입을 알리는 '인계철선(tripwire : 북한의 대남공격 시 미국의 자동 개입)'의 역할을 맡아 왔다. 2003년 주한미군의 재편ㆍ감축에 의해 한ㆍ미 양국은 미2사단을 한강 이남으로 재배치하기로 합의하였다. 이에 따라 1단계로 2006년까지 동두천ㆍ문산 등의 기지들을 의정부 기지로 옮겨 통합하고, 2단계로 한강 이북의 미 사단 주력부대를 한강 이남으로 이전했다.
이들의 사단 마크는 검은 방패와 흰 별, 인디언 추장 얼굴의 옆모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인디언 헤드'로 불린다. 1918년 부대원들의 공모를 통해서 1위(인디언)와 2위(화이트 스타)를 선정했고 이것을 합쳐서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 육군 240년 역사상 미국 밖에서 창설돼 반세기가 넘게 주둔한 부대는 미2사단이 유일하다.
◆'100주년 축하' 장병 재입대식 열려
"새로운 100년을 준비합시다. 세컨드 투 넌(Second To None)!"
주한미군 2사단은 지난달 26일 경기도 동두천시 캠프 케이시에서 창설 100주년을 기념해 장병 재입대식을 열었다.
재입대식은 모병제인 미군에 있는 행사로 복무기간이 2∼6년인 장병이 전역하지 않고 사단에 남아 복무 계약 연장을 기념하는 것을 말한다. 이날 오전에 열린 재입대식에는 스캇 맥킨 사단장과 장병 100여명이 참석했다.
100년의 긴 역사를 자랑하듯 제1차 세계대전부터 아프가니스탄 전투까지의 다양한 전투복을 입은 장병이 성조기와 '인디언 헤드' 사단마크 아래 도열했다. 이들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를 뜻하는 '세컨드 투 넌(Second To None)' 경례구호를 외치며 새로운 100년을 다짐하는 선서를 했다. 제주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민 후 미군에 입대한 장희철(40) 병장도 이날 복무를 연장한 재입대식의 주인공 중 하나였다.
◆100년 기념 타임캡슐 묻어…미 군북 군화 기념주화 등
의정부시(시장 안병용)는 10월 26일 역전근린공원 동부광장에서 한미우호증진 상징조형물 제막식 및 미2사단 창설100주년 기념 타임캡슐 매설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스콧 맥킨 미2사단장, 미2사단 장병 40여명 및 도‧시의원과 시민 등 300여 명이 참가했다. 특히, 미2사단이 창설 100주년을 맞는 당일인 10월 26일에 행사가 개최되어 그 의미를 더했다.
이날 행사는 미8군 군악대의 국가 연주에 이어 역전근린공원의 테마 중 과거를 상징하는 한미우호증진 상징조형물을 제막함으로써 현재를 상징하는 시승격 50주년 상징조형물과 미래를 상징하는 베를린 장벽과 함께 과거-현재-미래로 이어지는 테마를 완성하게 되었으며, 창설 100주년을 맞는 미2사단을 기념해 의정부시와 미2사단, 나아가 한미 양국의 우호를 의미하는 상징물의 하나로 타임캡슐을 제작해 매설했다.
타임캡슐은 의정부시 및 미2사단에서 시정백서, 의정백서, 각종 홍보물 및 사진첩, 기념주화, 군복 및 군화 등의 수장품을 수집해 제작되었으며, 매설일로부터 100년 후인 2117년 10월 26일 후대에 의해 개봉될 예정이다.
한미우호증진 상징조형물은 높이 8미터, 폭2미터 크기로 한국을 상징하는 태극 모양을 따라 형태를 곡선화하고 기둥의 단면은 미국을 상징하는 별 모양으로 형태화하여 태극 문양이 별을 감싸안고 하늘로 솟아 오르며 기둥의 축이 회전하는 모습이 한미가 서로 화합하는 것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