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고 졸업 40년..."보고 싶었다, 친구야"
인천고 졸업 40년..."보고 싶었다, 친구야"
  • 시니어오늘 기자
  • 승인 2017.12.12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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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송도컨벤시아서 300명 만나 추억 회고
인천고 졸업 40주년 기념회. 58년 개띠 300여명이 40년전의 추억을 회상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야, 너 용호 아니냐. 왜 이리 머리가 벗겨졌어. 완전 할아버지네” “춘식이는 미술을 좋아하더니 결국… 그런데 왜 야한 그림만 그린대” “아니 그 친구가 세상을 떠났다며” “너 이 자식아, 인천항 갑문 준공 때 나랑 같이 도망가다 걸렸었잖아”
‘58년 개띠’로 올해 60세인 인천고 76회 졸업생들이 2일 오후 송도컨벤시아에서 졸업 40주년 기념회와 음악회를 가졌다. 머리가 희어하고 벗겨지고 각양각색의 인생 계급장을 단 이들은 서로를 확인하기 바빴고 40년 전의 추억을 더듬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행사에는 졸업생 250여명과 부인 50명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음악회와 40년 회고, 축하 공연, 반별 노래 자랑으로 진행됐다. 76회인 전인근 교수(교통대)를 비롯한 유명 성악가들의 클래식 음악으로 막이 올랐다. 아이돌 그룹인 피에스타의 린지(76회 졸업생 임석주 딸)양이 특별 출연해 나미의 ‘슬픈 인연’을 들려줬다. 반별 노래 자랑은 추억의 무대였다. ‘낭만에 대하여’ ‘너’ ‘연’ ‘내 나이가 어때서’ ‘울고 넘는 박달재’ 등 가슴속에 깊숙이 박혀있는 노래들이 박자와 다르게 춤을 추며 흥을 돋우었다. 반별로 떼창이 이뤄졌으며 일부 친구들은 머리에 무엇인가를 두르고 나와 심사위원들의 눈길을 끌었다.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천안이나 대구는 물론 중국 청도에서 달려온 친구도 있었다. 한국생산성기술연구소 중국 지사에 근무한다는 김범용씨는 “생각지도 못한 친구들을 많이 보게 돼 정말 기쁘다”며 “다음번에는 중국에서 꼭 회포를 풀자”고 했다.
 

인천고 졸업 40주년 행사 플래카드.

박형우 동기회장은 “생각보다 많은 친구들이 모여 정말 고맙다”며 “앞으로 10년 후 50주년 행사 때도 지금처럼 함께 하자”고 약속했다. 이기문 인고 동문회장(70회)은 “76회의 성대한 행사를 보니 다른 기수보다 단결이 잘 돼 보기좋다“고 축하했다. 60회 동문모임인 육동회와 다른 선후배들도 많이 참석해 ‘76회 졸업 40주년’을 축하했다.
 졸업생이자 시인인 이동호 씨는 추억이 가득한 시를 낭독했다. 인천 석바위의 비포장도로를 달리고, 교련 시간에 악을 쓰고, 수업시간에 야구경기를 몰래 듣다 자신도 모르게 환호성을 지르고, 설악산으로 수학여행을 가서 여학생들과 썸을 타고, 국어 교사의 성강의에 가운데다리(?)를 주체하지 못하는 등을 내용으로 엮어 아련한 추억과 웃음을 선물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교가’를 부르며 세 시간이 넘는 행사를 마무리했다. 모두가 “인천고 76회는 보이지 않는 자랑스런 인고 호랑이들의 훈장이다”라며 “모두 사랑하고 행복하고 건강하자”로 다음 모임을 약속했다.
 인천고 76회는 1974년 인천에서 마지막으로 고교 입시를 치르고 들어온 세대다. 서울이 평준화돼 타 지역 중학생들을 받아들이지 않아 서울로 진학하려던 학생 상당수가 인천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래서 인천은 물론 경기도 지역과 강화, 충청도 출신도 상당수다. 한국생명공학의 새로운 역사를 쓴 홍창용과 인천 야구를 대표했던 김진우와 양승관, 이원부 전인근 교수 등이 76회다. 기업인으로는 김종성, 박형우, 홍사익 등이 있으며 인천시청 김창선 대변인도 76회다.
 인천고는 1895년 한국외국어학교 인천지부로 개교, 123년의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일제강점기인 1912년 인천상업학교로 개명해 전국 인재들이 몰렸고, 한국전쟁 때인 1951년 인문고로 바뀌었다. /이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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