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과 백화점의 재미난 이야기
인천과 백화점의 재미난 이야기
  • 시니어오늘 기자
  • 승인 2017.12.2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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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년 항동백화점 등장..."향토 기업은 안돼"징크스
동인천역에 있었던 인천백화점.

1980년대 간석동 개발때 들어선 희망백화점 인기누려
송도 청라에 대형유통점, 백화점가고 복합쇼핑몰 시대로

얼마전 인천에서는 백화점 부지를 놓고 벌인 롯데와 신세계간의 5년 싸움이 끝났다. 인천에서 가장 번화한 구월동에 있는 인천터미널에 있는 신세계 백화점을 놓고 롯데와 싸움 끝에 롯데가 승리했다. 신세계가 2018년까지 영업을 하고 롯데가 2019년부터 새로 영업을 하게 된다. 인천 터미널 백화점은 전국에서도 규모가 큰 백화점이고 인천에서 장사가 잘 되는 곳의 하나이기에 업계간 다툼은 전국적인 관심사였다.
 인천에는 여기저기에 백화점 등 대형 쇼핑몰이 들어서고 있다. 도시가 성장을 계속하자 대형 유통업체들이 계속 눈독을 들이기 때문이다. 송도국제도시에도 현대와 롯데 등이 잇달아 들어옴은 물론 청라에도 대형 유통점이 예정되어 있다.
 근대 문물을 처음 받아들였던 인천에는 백화점 역사도 오래됐다.
 인천의 첫 백화점은 한국전쟁이 끝난 다음해인 1954년 지어졌다. 당시 인천의 중심지였던 중구 일대에 뉴욕백화점과 신화백화점 등이 잇달아 생겼났다. 그러나 성공하지 못하고 문을 닫고 만다. 지금의 잣대로 보면 당시 백화점은 구멍가게가 조금 커진 수준이었다. 비교적 현대의 모습을 띠고 나타난 백화점은 남동구 간석동 일대가 개발되면서 생겨난 희망백화점(현 올리브아울렛)이다.
 희망백화점은 1980년대 초반 미도파 쇼핑센터로 문을 열었다가 1984년 12월 희망쇼핑센터로 발전한 당시 인천의 유일한 토종백화점이었다. 주로 어린이소극장과 특별세일 등 기획 이벤트를 통해 지역 시민들에게 친밀감을 형성해 나갔고 1990년대에는 매년 평균 5~35%의 신장세를 기록하는 지역 최대 백화점으로 부상했다.
 1989년 4월15일에는 중구 인현동에 대지면적 1만26063㎡, 연면적 2만8601㎡규모로 민자역사 쇼핑센터인 인천백화점이 문을 열었다. 인천백화점은 당시 최대 상권을 이뤘던 국철 동인천역과 연결돼 있는데다 중저가의 실속형 쇼핑이 가능해 서민형 백화점으로 인기가 높았다.
 그로부터 2년 후인 1991년에는 부평구 부평동에 동아시티백화점이 지하2층, 지상6층 연면적 2만8000m²규모로 개점했다. 동아시티백화점은 현대적 쇼핑시설을 갖추고 시민들에게 다양한 문화휴식의 공간을 제공하며 지역의 중심 상권을 이뤘다.
 1990년대 중·후반까지 유명세를 떨치던 인천 향토백화점들은 1997년 IMF 구제금융 체제 이후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자금난을 겪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1992년 부평의 현대백화점, 1995년 구월동 하이웨이백화점, 1997년 인천터미널과 연결된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이 하나둘씩 등장하면서 기존 백화점들은 급격하게 몰락하기 시작했다.
 희망백화점은 매출부진의 위기를 겪다가 1998년 최종부도를 맞고 동보인터내셔널에 인수됐다. 2000년대 초반까지 법정관리로 운영되던 백화점은 2004년 올리브아울렛으로 전환된 이후 슈퍼마켓과 아울렛 매장을 결합한 형태의 유통센터로 운영되고 있다.
 1990년대 황금기를 이뤘던 인천백화점도 IMF와 동인천 일대 지역상권이 크게 위축되면서 2001년 폐업에 내몰렸다. 이후 패션 전문 쇼핑몰로 전환했지만 매출 부진으로 문을 닫았다. 동아시티백화점도 1992년 현대백화점이 개점 이후 사정이 어려워지자 법정관리를 겪다가 1999년 롯데백화점에 인수돼 롯데백화점 부평점으로 운영되고 있다.
 시민들은 향토백화점의 재기와 인근 상권의 부활을 기대하고 있지만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최근 유통 재벌들이 기존 백화점과 대형마트, SSM(기업형 슈퍼마켓)의 성장 한계와 규제에 부딪혀 복합쇼핑몰(아울렛 포함)이라는 변형된 수단을 꺼내들고 있기 때문이다.
1만2278㎡의 점용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동인천역사는 1989년 5층규모의 민자역사를 짓고 인천백화점이 문을 열며 기대를 한껏 품고 출범했다. 그러나 장기간 상권침체로 2001년 백화점이 폐업했다. 곧이어 들어선 패션쇼핑몰마저 2008년 영업을 중단하며 건물 대부분이 비어있다가 2011년 민간업체인 동인천역사(주)가 300억여원을 투입해 복합쇼핑몰로 리모델딩 공사 중에 있다.
이제 백화점 시대가 가고 복합 쇼핑몰 시대가 되었다. 단순히 물건만 사고파는 장소가 아니라 문화도 즐기고 가족과 함께 하며 다기능 쇼핑몰 시대가 열리고 있다.
◆배다리 인근서 개점한 항도백화점… 인천 백화점 시대를 열다
인천에서 신발 공장을 운영하면서 큰 돈을 번 인천 출신 장범진이 배다리 인근에 당시로서는 인천에서 가장 높은 3층 슬라브 건물을 짓고 ‘항도 백화점’을 개점했다.
 이 백화점은 점포를 직영 위주로 운영하는 지금의 백화점과 달리 전 점포가 임대였고 층별로 취급 품목을 전문화했다. 매장 1층을 잡화와 양품점, 2층은 의류점, 3층은 식당가로 배치했다. 백화점이 문을 열자 초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왔다. 우선 한 곳에서 모든 물건을 판다는 사실이 당시 사람들에게는 매우 신기했다.
 그러나 이내 경영난에 부딪쳤다. 당시는 모두 어려운 시절이라 백화점에 물건을 구입할 구매력이 많지 않았다, 사람들이 발길이 뜸해지고 소유주와 입주 업주와 임대료 마찰까지 생겼다. 백화점에 대한 경영 전문성도 부족해 1년여만에 운영이 중단되고 말았다. 그 후 일반상가로 전환이 되었으며 1967년 소유주도 바뀌었다. 지금은 백화점 흔적조차 찾아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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