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보여주는 남북의 상상공생(想像共生)
그림으로 보여주는 남북의 상상공생(想像共生)
  • 김현주 기자
  • 승인 2018.02.10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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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만전 11일까지 금호미술관서...이카루스, 강제낙원 등 전시

 

고성만 작 '이카루스'.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표현했다.

  평창올림픽이다, 아니다 평양올림픽이다, 무슨 소리 평화올림픽이다.
 올림픽을 놓고도 남과 북은 끝없이 대립한다. 남쪽의 진보와 보수는 서로를 비난하며 갈등과 분열을 부추긴다. 어찌됐든 올림픽은 시작됐다. 남과 북 만남의 겉모습은 언론에 비쳐지지만 진짜 정치는 무대 뒤로 숨었다. 그러나 무대 위보다 더 바쁘게 움직인다. 과연 남북은 상생을 이끌어 낼것인가. 올림픽 후 한반도에 과연 평화가 정착될지....
 

고성만 작가.

스포츠와 정치가 뒤범벅되어 한반도가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동안 서울 한복판에서 남북의 문제가 해결된 미래를 상상하며 현재를 관조적으로 바라보는 전시회가 열려 관심을 끈다. 서울 경복궁 옆 금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고성만의 개인전 상상공생(想像共生)이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북한이 쏜 미사일 크기의 9m(164㎝×900㎝) ‘슬픈 이카루스의 전설’에 숨이 멎는 듯 압도된다. 작가의 설명을 듣기 전엔 미사일인지도 모르지만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이카루스(아버지의 경고를 무시하고 한없이 하늘로 날아오르다가 결국에 바다에 추락해 죽음)에 북한의 행태를 빗댄 것이다. 미사일의 잔재는 세월의 역겁속에 결국엔 흙으로 돌아갈 것이고 평화의 상징으로 아래에 흙더미와 초록 나뭇잎을 모아놓았다.
 전시회 주요 테마는 실재, 환영, 주술이다. 실재가 상징화 과정의 출발점이라면 역사속에서 반복되는 이데올로기적 착시 환상이기를 바라는 작가의 꿈이 깃들어 있다. 쉽지않은 얘기다.
 

전시장을 찾은 기자와 한컷.

작품 ‘강제낙원’은 DMZ를 말하며 38선이 마치 한강처럼 흐르고 혼탁한 폭발물로 금세라도 터질 것같이 표현되어 있다. ‘신 일월오봉도’는 장지에 노란 콩물을 들이고 경면주사로 그렸다. 웬 주사인가 했더니 물감대신 잡귀와 사악한 기운을 멸하고 마음을 평안하게 안정시킨다고 하여 옛날에 사용된 것이라고 한다. 조선 왕실의 안정과 국민의 태평성대를 염원하는 일월오봉도가 작가에게 재탄생하여 산의 모양이 맥도날드의 로고 모양을 띤 것은 문화적 정체성을 상실한 한국의 현실을 은유하고 있다. 이 밖에 ‘조화적 감상’‘쓰린 상처’‘북두칠성’ 등이 선보인다.

고성만 작가는 미국에 오래 이민생활을 했다. 분단과 전쟁 위기에 무감각한 한국인의 현실이 아이러니하다고 했다. 그의 화풍은 형식적으로 추상표현주의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 내용은 전통적인 민간신앙의 주술성을 복원해 현실의 문제를 치유하고자 한다.
 전시가 11일까지 열려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없음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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