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간다… 우리에게도 있었지, 봄날이
봄날은 간다… 우리에게도 있었지, 봄날이
  • 이두 기자
  • 승인 2018.04.23 2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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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인근에서 젊은 연인들이 화창한 봄날을 즐기고 있다. 중장년들에게도 저런 날이 있었지.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우는/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을 간다.

새파란 풀잎이 물에 떠서 흘러가더라/
오늘도 꽃편지 내던지며 청록새 찰랑대는 역마차 길에/
달이 뜨면 같이 웃고 달이 지면 서로 울던/
실없는 그 기약에 봄날은 간다

 7080가수 전영록의 어머니인 고 백설희씨가 부른 ‘봄날을 간다’이다. 예전 부모님이나 할머니 할아버지가 흥얼거렸던 이 노래와 가사가 날이 갈수록 가슴에 꽂힌다. 이미자 조용필 나훈아 주현미 이선희 등 내로라하는 유명 가수들도 모두 불렀다. 명곡임에 틀림없다.
 우리 중장년에게 봄날은 언제였던 가. 꿈많던 중고생 시절이었나. 20대 연애 때였나. 30대 토끼같은 자식들이 태어나 가족 나들이 할 때였나. 40대 승진이었나. 생각하면 모두가 봄날이었다.
 실없은 기약은 또 무엇인가. 첫눈 오는 날 만나자고, 결혼하면 손에 물 안묻히게 하겠다고, 이 세상에 사랑하는 사람은 너밖에 없다고…, 굳게 맹세했던 그 약속이 정말 실없는 기약이 되어 버렸다.
 지난 주말 한강 인근에서 연인인 젊은 남녀가 서로 허리를 손으로 감고 사이좋게 데이트를 즐기고 있다. 봄날의 화창함이 이들에게 꽃길을 선사했다. 이들은 지금 틀림없이 봄날을 즐기고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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