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광고 졸업 50년… 70세 노인 90명 “친구야, 반갑다”
대광고 졸업 50년… 70세 노인 90명 “친구야, 반갑다”
  • 이두 기자
  • 승인 2015.12.09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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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재 엘타워서 기념회, 추억담 나누며 고교 시절로 돌아가
서울 대광고 졸업 50년만에 만난 동창생들.

“어, 이게 누구야, 네가 병태냐”“야, 이게 얼마만이냐, 니가 내 짝이었어~”“변하지 않았네, 옛 모습 그대로네”“반갑다 친구야” “살아있으니 만나네, 건강은 괜찮구”
 지난 12월 8일 오후 7시 서울 양재동의 엘타워 4층. 서울 대광고 17회 동창회 겸 송년회가 열렸다. 70세 노인 9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서로 손을 잡거나 얼싸안고 등을 두드리며 덕담을 나누며 만남의 기쁨을 누렸다. 1965년 고교를 졸업한 지 50년만에 처음 대규모 모임을 가진 것이었다.
 당시 졸업인원은 360명. 60여명이 세상을 떠났고 80명은 외국에 살고 200여명이 국내에 살고 있다. 연락이 안되는 동창도 수십명이다. 이번 행사에는 미국과 호주에 사는 동창생이 다른 동창들의 소식을 갖고 찾아오기도 했다.
 행사는 기독교학교 출신답게 기도와 기념식, 간단한 여흥 순으로 진행됐다. 행사 준비측은 참석자들에게 200여명의 연락처와 동창사진 800장이 담긴 USB(소형 이동 저장장치)를 선물로 줬다.

6대 회장을 지낸 안병태씨의 회고담은 동창생들을 50여년전 아련한 추억의 교실로 안내했다. “하마 발톱이 몇 개냐”“코끼리 이빨이 몇 개냐” 는 등 말도 안되는 질문으로 친구같은 생물 선생님을 놀렸던 얘기, 한 친구의 이빨이 부러진 사연, 만주 관동군 출신 교사의 탈출담 등을 소개하며 좌중을 웃겼다. 안씨는 마지막에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을 인용하며 ‘아내의, 아내에 의한, 아내를 위한 삶은 지구상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는 멘트를 날려 참석자 모두 아내에게 평생 충성할 것을 강요(?)했다.

이번 행사는 동창회장인 변리사 최달용(70)씨의 주도로 이뤄졌다.
 “평소에 아는 동창끼리 2년마다 모임을 가져왔습니다. 올해가 졸업 50주년이어서 모두에게 연락해 한번 만남의 장을 갖도록 하자고 초대하기로 마음먹었지요. 더 늦으면 못 만날 것같아 얼굴한번 보자는 취지에서 준비했습니다.”

 

최회장은 동창생들을 하나로 묶는 데 카톡이 큰힘이 됐다고 했다. 당구 골프 바둑 공군 등 동창생들끼리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있는 카톡 소모임을 찾아내 연락했다. 마침내 200여명에게 연락이 됐다. 100명이 넘게 참가할 수 있는 단체 카톡방을 개설하자 순식간에 몰려들었다.

 졸업생들은 대부분 1943년생~1947년생들이다. 이른바 해방둥이 세대다. 6.25로 초등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해 나중에 학교에 들어와 같은 학년이지만 나이가 6살이나 차이 나기도 한다.당시 학생 중에는 종교 탄압을 피해 월남한 이북출신도 적지않았다.
 “우리는 해방둥이 세대입니다. 대한민국 광복 70년 역사와 함께 해왔지요. 영화 국제시장이 바로 우리 이야기입니다. 어떤 친구는 월남전에 참전했고, 어떤 친구는 돈을 벌겠다며 중동에서 청춘을 바쳤지요.” 최회장의 말이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대광고 동창생들.

동창생 중 가장 유명한 사람은 온누리교회를 이끌었던 하용조 목사다. 대광고가 기독교 학교이기에 10명넘게 목사가 됐다고 했다. 의사 심원흠씨, 변리사 최달용씨도 유명인사다. 이번 모임에 1000만불 수출을 달성한 기업인도 참석했다고 했다.
 최회장은 “카톡을 통해 더욱 모임을 활성화해 내년에는 올해보다 큰 만남의 장을 갖도록 하겠다”며 “몸이 불편해 참석하지 못한 친구들이 내년에는 건강을 회복해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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