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선없는 경인아라뱃길… 풀리지 않는 궁금증
화물선없는 경인아라뱃길… 풀리지 않는 궁금증
  • 이두 기자
  • 승인 2015.11.20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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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아라뱃길은 김포~인천을 물길로 가로지르는 우리 나라 최초의 운하다. 길이가 18㎞며 폭 80~100m, 수심 6.3m의 하천으로 한강과 연결된다. 여러차례 우여곡절 끝에 2012년 완공됐다. 당초 목적인 화물선 운행과는 달리 유람선만 오가고 있다.

주변에 인공폭포와 한옥 등 수변공원이 여러곳 만들어져 경치가 뛰어나다. 아라뱃길 양쪽으로 만들어져 있는 자전거 도로는 최고다. 주말이면 수많은 자전거가 달린다. 최근에는 텐트족들이 넘쳐난다.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 주변에 쓰레기도 넘쳐난다. 원래 이곳은 텐트촌으로 만들어진 곳이 아니었다. 지난 추석 연휴때도 시민들이 아라뱃길과 주변을 찾아 휴식을 즐겼다.

경인아라뱃길이 만들어진 근본 목적은 물류운송이다. 무려 2조5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만든 뱃길이라는 사실을 아는 국민은 많지않다. 외국에서 인천까지 온 화물을 서울 한강까지 실어나르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화물선을 물론이거니와 유람선도 그다지 많이 다니지 않는다. 2015년 국정감사에서 개통 3년차인 지금까지 처음 한국개발원이 예측한 물량 대비 실제 처리된 물량실적은 9%대에, 김포터미널 이용률은 0.0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감에서 서울~인천 30~40분이면 되는 도로거리를 아라뱃길 18㎞는 118분이나 걸린다는 자료가 나왔다. 물류운송 기능으로서의 아라뱃길은 처음부터 성공할 수 없었다.

아라뱃길은 매년 국정감사 단골질타 메뉴다. 상황이 나아질 수 없을 뿐 아니라 뚜렷한 개선의지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국감에서도 의원들은 경인아라뱃길의 물류 기능이 경제성 분석 결과 예상치에 크게 못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며 화물운송실적은 예상치의 4.4%로 도로수송에 대비 시간․경제적 손실 비용에 따른 비효율성을 극복하면서 운송수단 다양성 등 대책안을 주문했다. 한 의원은 아라뱃길의 화물선 운항 노선 총 25개(국제 15개·연안 10개) 중 정기노선은 3곳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경인아라뱃길 조성을 놓고 중앙언론은 물론이고 지방 및 지역언론, 시민단체 등이 모두 반대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건설하려 했으나 경제성과 환경문제 등으로 오랫동안 지연돼왔다. 어떻게든 경인운하를 건설하겠다는 당시 정부는 유리한 자료만 내놓아 결국 만들었다. 지금까지 골칫덩어리로 남아있다. 해결책의 하나로 경인아라뱃길 수도권매립지 인근에 수도권 최대 캠핑장을 짓기도 했다.

당시 위정자와 행정고위관료들은 경인아라뱃길을 왜 만들었을까. 정말로 물류운송기능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걸까. 아라뱃길 조성 당시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며 현장을 취재했던 기자가 아라뱃길 자전거길을 달리며 드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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