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남양주시에 있는 흥선대원군의 묘역과 주변 일대 토지가 경기도에 기부됐다. 흥선대원군의 5대 장손이 이청씨는 지난해 12월 남양주시 화도읍 창현리에 위치한 흥선대원군 묘역 2,555㎡와 진입로 등 주변부지 12만7,380㎡을 합친 전체 12만9,935㎡를 경기도에 기부하고 소유권 이전 등기 절차를 완료했다. 공시지가로 약 52억 원에 이르는 규모다. 남양주 흥선대원군묘는 1978년 10월 10일 경기도 기념물 제48호로 지정된 문화재다.
이청 씨는 경기도에 기부 의사를 전달하면서 “혼란스럽던 구한말 격랑의 시기를 강인한 정신과 굳은 기개로 살다간 흥선 대원군에 대한 역사적 의미와 정신이 새롭게 조명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부를 결정하게 됐다. 묘역이 당시의 역사를 되새겨보는 공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최근 흥선대원군묘역과 주변 토지를 기부한 흥선대원군 후손을 경기도청으로 초청,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날 감사패는 병석에 있는 이청 씨를 대신해 부인이 받았다.
이청 씨는 이번 기부 외에도 운현궁 내 유물 약 8,000여점을 2007년 서울역사박물관에, 지난해 4월에는 충청남도 예산에 있는 남연군묘역 토지도 예산군에 기부한 바 있다.
경기도는 흥선대원군이 지니는 역사적 상징성이 크고, 묘역이 잘 보존돼 있으며 화도IC, 마석역과도 가까워 교통이 편리하다는 점을 고려해 이 일대를 역사공원이나 도민 휴식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흥선대원군의 묘는 1898년에 경기도 고양군 공덕리에 처음 조성되었다. 지금의 마포 공덕동 즈음으로, 풍수지리에 관심 많던 그가 손수 잡은 곳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자취를 찾을 수 없다. 조선이 패망한 뒤, 일제는 1906년 파주군 대덕리로 이장하였다가 1966년 다시 현 위치로 이장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