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신문을 독차지하거나 제자리에 갖다놓지 않는 민폐도 발생

'데스크에서 신분증 제시후 신문 이용 가능합니다. 신문 분실 방지를 위한 조치입니다'.
서울 시내 한 도서관에서는 특정 신문을 보려면 도서관 담당자에게 신분증을 맡겨야 한다. 담당자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신문이 자주 분실돼 고육지책으로 이같은 안내문을 신문 열람대에 붙여놓았다고 답했다. 흔하디 흔한 신문을 보는 데 신분증을 제시해야 하다니. 고개가 갸우뚱했다. 담당자는 특정 신문을 찾는 사람들은 많은 데 없어지면 민원이 바로 들어온다고 했다.
서울의 또 다른 도서관에서는 신문의 일부가 찢어지거나 분실되어 애를 먹고 있다. 특히 주말판의 경우 읽을 거리가 적지않은 섹션면이 사라져 이용객들의 항의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도서관측은 신문열람대 입구에 CCTV를 설치하고 신문을 가져가거나 훼손해선 안된다는 안내문을 곳곳에 붙여놓았다. 얼마전에는 70~80대 노인 2명이 신문 열람을 놓고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한 노인이 특정 신문을 2시간넘게 보고 있자 다른 노인이 "신문 전세 냈냐"며 다른 사람도 볼 수 있게끔 하자고 말했다. 그러자 신문을 보던 노인이 발끈해 "그럼 일찍 오지 그랬냐"며 언성을 높였다. 이들은 신문을 보는 원탁 자리를 놓고도 다투었다. 이 광경을 도서관 직원은 물론이고 도서관을 이용하는 중고등학생들도 많이 지켜봤다.
신문 열람대 민폐는 다양하다. 한 사람이 여러 신문을 독차지해서 오랫동안 보는 경우도 있고. 보던 신문을 제자리에 갖다 놓지 않고 그대로 놔두기도 한다. 여러 사람이 보는 신문을 마구 구기거나, 쪽수를 제멋대로 바꿔놓아 거의 휴지로 만드는 경우도 있다.
공공도서관은 여러 계층의 다양한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공 장소이다. 장년 노년층은 물론이고 10대 청소년들이 20~30대 청년들도 도서관을 많이 찾는다. 신문 열람대는 중장년, 노년들이 많이 애용하는 장소이다. 세대 갈등과 노인 혐오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이같은 진풍경을 바라본 청소년들이나 젊은 층은 공공의식은 사라지고 신문에 목숨을 거는 노인들을 과연 어떻게 생각할까.